[20261112]생명콩_2026-114호_굶거나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할 때_몸이 산성으로 기우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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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호식 작성일26-10-22 09:19 조회33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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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대신 지방을 태울 때, 몸은 산을 만듭니다
굶거나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할 때 – 몸이 산성으로 기우는 순간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신장내과 · 고신의대 장기이식연구소 신호식
꼭 기억할 내용 3가지 1. 탄수화물이 거의 들어오지 않으면 간은 지방을 분해해 케톤체(ketone body)라는 대체 연료를 만듭니다. 가벼운 케톤증(ketosis)은 몸의 정상적인 적응이지만, 케톤이 지나치게 쌓여 피가 산성으로 기우는 케톤산증(ketoacidosis)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입니다. 2. 굶기나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사만으로 심한 산증이 오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모유 수유 중, 당뇨병·심부전·콩팥병에 쓰는 SGLT2 억제제(SGLT2 inhibitor) 복용 중, 굶으면서 술을 마실 때, 구토·감염이 겹칠 때는 혈당이 정상이어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3.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숨이 깊고 가빠짐, 심한 무기력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약을 먹고 있거나 콩팥병이 있다면, 굶기·극단적 식단·긴 금식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
1. 들어가며: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숨이 찼던 엄마
출산 두 달 뒤, 서른 살 남짓한 엄마는 늘어난 체중을 빨리 되돌리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밥과 빵, 과일을 끊고 고기와 기름진 음식 위주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모유 수유도 열심히 이어 갔습니다. 일주일쯤 지나자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고 속이 메슥거렸고, 어느 날은 계단 몇 개만 올라도 숨이 턱까지 찼습니다. 응급실에서 잰 혈액은 심하게 산성으로 기울어 있었습니다. 해외 학술지에 여러 차례 보고된 수유 케톤산증(lactation ketoacidosis)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여러 증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이 엄마는 당뇨병도 없었고, 굶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인 상태에서 모유로 많은 포도당이 빠져나가자,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은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굶거나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줄일 때 우리 몸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언제 그것이 위험해지는지 살펴봅니다.
2. 연료가 바뀌는 몸: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우리 몸, 특히 뇌는 평소 포도당(glucose)을 주 연료로 씁니다. 밥을 굶으면 몸은 먼저 간에 저장해 둔 글리코겐(glycogen)을 꺼내 쓰는데, 이것은 대략 하루 안팎이면 바닥납니다. 그다음부터는 지방을 태웁니다. 간은 지방산을 분해해 베타-하이드록시뷰티르산(beta-hydroxybutyrate)과 아세토아세트산(acetoacetate) 같은 케톤체를 만들고, 뇌와 근육은 이것을 대체 연료로 씁니다. 굶주림 속에서도 사람이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놀라운 설계입니다.
이때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이 인슐린(insulin)입니다. 몸에 인슐린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케톤 생산은 일정 수준에서 멈춥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이 며칠 굶거나 저탄수화물 식사를 해도 케톤은 적당히 오르는 영양성 케톤증(nutritional ketosis)에 머무는 것이 보통입니다. 문제는 이 브레이크가 약해지거나, 케톤을 부추기는 요인이 한꺼번에 겹칠 때입니다.
3. 케톤증과 케톤산증은 어떻게 다를까요
혈액의 산도, 곧 pH는 7.35에서 7.45 사이의 아주 좁은 범위로 지켜집니다. 케톤체는 이름 그대로 ‘산’이라서, 많이 쌓이면 피의 완충제인 중탄산염(bicarbonate)이 소모되고 혈액이 산성으로 기웁니다. 이것이 대사성 산증(metabolic acidosis)이고, 원인이 케톤이면 케톤산증이라고 부릅니다. 검사에서는 보이지 않는 산이 쌓였다는 표시인 음이온차(anion gap)가 커집니다.
몸은 산을 버리기 위해 두 가지 길을 씁니다. 폐는 숨을 깊고 빠르게 쉬어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데, 이 특징적인 호흡을 쿠스마울 호흡(Kussmaul breathing)이라 합니다. 앞의 엄마가 숨이 찼던 이유입니다. 그리고 콩팥은 산을 소변으로 내보내고 새 중탄산염을 만들어 핏속에 되돌려 줍니다. 콩팥은 산과 염기의 균형을 지키는 가장 성실한 관리자입니다. 그래서 콩팥 기능이 떨어진 분은 같은 상황에서도 산증에 더 쉽게 빠집니다.
4. 위험이 커지는 순간들
굶기·저탄수화물 식사가 위험해지는 대표적인 상황
상황 | 왜 위험한가 | 근거 |
모유 수유 중 | 모유로 포도당이 빠져나가 케톤 생산이 더 늘어남 | 증례 18건 분석: 76%가 체중 감량 식단·운동 중 |
SGLT2 억제제 복용 중 | 소변으로 포도당을 버려 혈당이 정상인데도 케톤산증 발생(정상혈당 케톤산증) | 국내외 증례 보고, 미국 식품의약국 경고 |
굶으면서 술을 마실 때 | 알코올이 포도당 생성을 막아 알코올성 케톤산증 유발 | 대표적 케톤산증 원인 |
구토·설사·감염·수술 전 금식 | 탈수와 스트레스 호르몬이 케톤 생산을 부추김 | SGLT2 억제제와 겹치면 특히 위험 |
1형 당뇨병·임신 | 인슐린 브레이크가 약하거나 대사 요구가 큼 | 전문가 관리 필요 |
자료: 수유 케톤산증 체계적 고찰(2020), SGLT2 억제제 관련 증례·종설(2020~2025). 한 가지 요인보다 여러 요인이 겹칠 때 위험이 커집니다.
수유 케톤산증을 모은 체계적 고찰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메스꺼움(72%), 구토(67%), 무기력(56%), 복통(44%), 숨참(33%)이었습니다. 치료는 수액과 포도당을 주고 균형 잡힌 식사를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제때 치료받은 경우 예후는 좋았습니다. 2024년 체계적 고찰도 수유 중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의 안전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정리했습니다.
특히 주의할 것은 SGLT2 억제제입니다. 이 약은 소변으로 포도당을 내보내 혈당을 낮추고, 심장과 콩팥을 보호하는 효과가 커서 당뇨병뿐 아니라 심부전과 만성콩팥병에도 널리 쓰입니다. 그런데 이 약을 먹으면서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끊거나 굶으면, 혈당이 250 mg/dL 미만으로 크게 높지 않은데도 케톤산증이 생기는 정상혈당 당뇨병케톤산증(euglycemic diabetic ketoacidosis)이 올 수 있습니다. 혈당이 높지 않으니 환자도 의료진도 알아차리기 늦습니다. 2025년 국내 학술지에도 수술 전 금식 중이던 환자, 새로 약을 시작하고 식사를 거의 못 한 환자에서 이런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5. 콩팥이 짊어지는 부담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단은 대개 고기 같은 동물성 단백질이 많고 채소와 과일이 적습니다. 이런 식사는 몸에 산을 더 많이 남기는 식이 산부하(dietary acid load)를 높여, 산을 내보내야 하는 콩팥에 짐을 더합니다. 케톤은 소변으로 요산이 나가는 길과 경쟁해 요산(uric acid) 수치를 올리고, 소변이 산성으로 기울면 요로결석(kidney stone)이 생기기 쉽습니다. 케톤 식이를 한 사람들을 모은 종합 분석에서 약 6%에게 결석이 생겼습니다. 여기에 탈수까지 겹치면 급성 콩팥 손상(acute kidney injury)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만성콩팥병이 있는 분은 산을 내보내는 힘 자체가 약해 있습니다. 2024년 국제 콩팥병 진료 지침(KDIGO)은 진행 위험이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지나친 고단백 식사를 피하도록 권합니다. 콩팥병이 있다면 유행하는 식단을 따라 하기 전에 신장내과 전문의나 임상영양사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6.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
첫째, 몸의 경고를 알아 두세요. 메스꺼움과 구토, 배 아픔, 숨이 깊고 가빠짐, 심한 무기력이나 어지럼, 입에서 나는 시큼하거나 과일 같은 냄새는 케톤산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다이어트 중이라 그렇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곧바로 병원을 찾으세요.
둘째, 약을 먹는 분은 먼저 묻고 시작하세요. SGLT2 억제제를 복용 중이라면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단이나 긴 단식은 피하고, 구토나 설사로 음식을 먹지 못하는 날에는 약을 잠시 멈출지 주치의에게 물어야 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예정된 수술 전 최소 3~4일은 이 약을 중단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니, 수술이나 내시경을 앞두고 있다면 꼭 알리세요.
셋째, 수유 중인 엄마는 서두르지 마세요. 출산 후 체중은 천천히 줄이는 것이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안전합니다. 탄수화물을 한꺼번에 끊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물을 유지하세요. 넷째, 굶으면서 술을 마시지 마세요. 빈속의 음주는 케톤산증과 저혈당을 함께 부를 수 있습니다.
7. 기독교적 관점: 일용할 양식과 몸을 돌보는 금식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마태복음 6:11)
주님은 기도를 가르치시며 매일의 양식을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한 끼의 밥은 우리 몸을 지탱하는 선물입니다.
8. 나가며
지방을 태워 버티는 능력은 우리 몸에 주어진 놀라운 생존 장치입니다. 그러나 그 장치는 비상용이지, 오래 몰아붙이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수유 중이거나, 특정한 약을 먹고 있거나, 콩팥이 약한 분에게는 극단적인 식단이 조용히 몸을 산성으로 기울게 할 수 있습니다. 빠른 체중 감량보다 오래 지킬 수 있는 균형을 택하시고, 몸이 보내는 경고에는 귀를 기울여 주세요.
감사의 말: 이 글은 최근 발표된 국내외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독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전문 용어를 최소화하여 작성했습니다. 의학적 판단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궁금한 점은 주치의(신장내과전문의, 투석 전문의 등)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