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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IN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20261008]생명콩_2026-104호_설사·구토로 앓을 때는 잠시 멈춰야 할 ‘아픈 날 복약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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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호식 작성일26-09-25 10:56 조회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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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도 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설사·구토로 앓을 때는 잠시 멈춰야 할 ‘아픈 날 복약 규칙’

글 신호식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신장내과 ·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장기이식연구소)

꼭 기억할 내용 3가지

1. 설사·구토·고열로 물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날에는 몸속 수분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이때 평소 콩팥과 심장을 지켜 주던 일부 약이 오히려 급성신손상(acute kidney injury), 저혈당(hypoglycemia), 산증(acidosis)을 부를 수 있습니다.

2. 잠시 멈출 약은 ‘사드맨스(SADMANS)’로 기억하세요. 설포닐우레아·ACE억제제·이뇨제·메트포르민·ARB·소염진통제·SGLT2억제제이며, 멈추는 것은 반드시 미리 주치의와 약속한 범위 안에서만 해야 합니다.

3. 멈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 시작하기’입니다. 보통 24~48시간 동안 평소처럼 먹고 마실 수 있게 되면 약을 다시 시작하며, 인슐린·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는 스스로 끊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합니다.

1. 들어가며 — 착한 약이 위험해지는 날

이런 장면을 한번 떠올려 봅시다. 고혈압과 당뇨병으로 매일 약을 챙겨 드시던 70대 어르신이 식중독으로 이틀간 설사와 구토를 했습니다. 물 한 모금도 넘기기 힘들었지만 “약은 절대 거르면 안 된다”는 말을 떠올리며 혈압약과 당뇨약, 이뇨제를 성실히 삼켰습니다. 사흘째 어지러워 쓰러져 병원에 왔을 때, 콩팥 수치는 평소의 몇 배로 올라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해를 돕기 위해 꾸민 예이지만, 진료실에서 결코 드물지 않은 모습입니다.

평소에는 콩팥과 심장을 보호해 주는 고마운 약이, 몸에 물이 부족한 날에는 콩팥으로 가는 혈류를 더 줄이거나 몸에 쌓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아픈 날 복약 규칙(sick day medication guidance)’을 환자에게 알려 주고 있으며, 2024년 국제신장질환예후기구(KDIGO) 만성콩팥병 지침과 2026년 공개된 KDIGO 급성신손상 지침 초안도 이를 환자 교육의 중요한 내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2026년 9월 미국신장학회지(AJKD)에는 이 규칙을 일상 진료의 기본으로 삼자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2. 왜 아픈 날에는 약이 달라져야 할까

설사와 구토, 고열과 땀은 몸에서 물과 소금을 빠르게 빼앗아 탈수(dehydration)를 만듭니다. 혈액량이 줄면 콩팥은 스스로 혈관을 조절해 여과 압력을 지키려 애쓰는데, 일부 혈압약과 진통제는 바로 이 ‘버티는 힘’을 약하게 만듭니다. 이뇨제와 SGLT2억제제는 소변으로 물을 더 내보내 탈수를 부추깁니다. 게다가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콩팥으로 배출되어야 할 약이 몸에 쌓여, 먹지 못하는 상태에서 혈당을 과하게 떨어뜨리거나 혈액을 산성으로 기울게 합니다. 특히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이 있거나 고령이거나 여러 약을 함께 먹는 분일수록 위험이 커집니다.

3. 잠시 멈출 약, ‘사드맨스(SADMANS)’

여러 나라의 안내문은 대체로 일곱 가지 약을 꼽습니다. 약 이름의 영어 첫 글자를 모아 ‘SADMANS’라고 부르며, 약 봉투의 성분명 끝 글자를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약의 종류

흔한 이름·알아보는 법

아픈 날의 위험

설포닐우레아 (Sulfonylurea)

글리메피리드, 글리클라지드 등

먹지 못할 때 심한 저혈당

ACE억제제 (ACE inhibitor)

이름 끝이 ‘-프릴’ (라미프릴 등)

콩팥 혈류 감소, 급성신손상·고칼륨혈증

이뇨제 (Diuretic)

푸로세미드, 스피로노락톤, 인다파미드 등

탈수 악화, 저혈압

메트포르민 (Metformin)

메트포르민 성분 당뇨약

콩팥 기능 저하 시 젖산산증(lactic acidosis)

ARB (Angiotensin receptor blocker)

이름 끝이 ‘-사르탄’ (로사르탄 등)

콩팥 혈류 감소, 급성신손상

소염진통제 (NSAIDs)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덱시부프로펜 등

콩팥 혈관 수축, 급성신손상

SGLT2억제제 (SGLT2 inhibitor)

이름 끝이 ‘-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등)

탈수, 정상혈당 케톤산증(ketoacidosis)

 

대한당뇨병학회도 SGLT2억제제를 복용하는 분이 음식을 먹기 어렵거나 급성 질환, 과음, 수술이 겹칠 때는 케톤산증 위험이 커지므로 약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가 회복 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전문가 합의에 따라서는 피네레논 같은 콩팥 보호약이나 구토를 악화시킬 수 있는 GLP-1 계열 주사제도 함께 점검하도록 권하기도 합니다. 내 약이 목록에 해당하는지는 반드시 주치의나 약사에게 미리 확인해 두십시오.

4. 언제 멈추고, 언제 다시 시작할까

① 멈추는 날

가벼운 설사 한두 번이 아니라, 하루 이상 반복되는 구토나 설사, 땀과 오한을 동반한 고열로 평소만큼 먹고 마시지 못할 때가 기준입니다. 이런 날에는 미리 주치의와 약속한 약만 잠시 쉬고, 물과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자주 마십니다.

② 다시 시작하는 날

영국에서 널리 쓰이는 ‘아픈 날 카드’는 24~48시간 동안 평소처럼 먹고 마실 수 있게 되면 약을 다시 시작하도록 안내합니다. 실제로 가장 흔한 실수는 멈춘 약을 다시 먹는 것을 잊어버리는 일입니다. SGLT2억제제나 혈압약은 장기적으로 콩팥과 심장을 지키는 약이므로, 회복 뒤 제때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가 큽니다. 멈춘 날짜와 약 이름을 달력이나 휴대폰에 적어 두면 도움이 됩니다.

③ 절대 스스로 끊으면 안 되는 약

인슐린(insulin)은 먹지 못하는 날에도 완전히 끊으면 케톤산증이 생길 수 있어, 용량을 줄이더라도 멈추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콩팥이식 환자의 면역억제제(immunosuppressant)는 하루만 걸러도 거부반응 위험이 생기므로 구토로 약을 먹지 못하면 즉시 이식 병원에 연락해야 합니다. 부신기능저하증 등으로 스테로이드(steroid)를 복용 중인 분은 아픈 날 오히려 용량을 늘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투석 환자는 약과 수분 관리가 다르므로 일반 규칙을 따르기보다 투석실과 먼저 상의하십시오.

5. 규칙의 근거, 그리고 솔직한 한계

이 규칙은 생리적으로 타당하고 여러 지침이 권하지만, 그 효과를 확실히 증명한 대규모 임상시험은 아직 부족합니다. 2016년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아플 때 약을 계속 먹은 사람의 급성신손상 위험이 조금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뚜렷하지는 않았고, 미국·영국 연구진의 소규모 무작위 시험에서도 6개월간 콩팥 기능이나 입원율의 차이를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필요 없는 상황에서 이뇨제를 멈춰 심부전(heart failure)이 악화되거나 약을 다시 시작하지 않는 부작용도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가 아니라 ‘나에게 맞게, 미리 약속해서’ 적용하라고 강조합니다. 캐나다 연구진은 국제 전문가 합의를 거쳐 개인별 맞춤 안내를 만들었고, 증상을 입력하면 멈출 약과 다시 시작할 시점을 알려 주는 휴대폰 앱(PAUSE)을 개발해 시험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연구에서는 콩팥 기능이 떨어진 어르신 대부분이 이 규칙을 잘 몰랐고, 오히려 돌보는 가족이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규칙은 환자 혼자가 아니라 가족과 약사, 주치의가 함께 지킬 때 힘을 발휘합니다.

6. 이런 증상이면 규칙보다 병원이 먼저입니다

물조차 계속 토해 넘기지 못할 때,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반나절 이상 소변을 보지 못할 때, 일어설 때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을 때, 정신이 흐려지거나 숨이 가쁠 때, 혈당이 지나치게 낮거나 높을 때, 증상이 48시간 넘게 이어질 때는 약을 멈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수액 치료와 혈액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니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십시오.

7. 멈춤과 다시 시작함의 지혜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전도서 3:1). 성실하게 약을 챙기는 일도 소중하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 잠시 멈추는 것 또한 지혜입니다. 분주한 제자들에게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마가복음 6:31)고 하신 말씀처럼, 쉼은 게으름이 아니라 다시 걷기 위한 준비입니다.

아픈 날의 복약 규칙도 같습니다. 멈춰야 할 때 멈추고, 회복되면 다시 시작하는 분별이 우리 몸을 오래 지키는 청지기(stewardship)의 태도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별은 혼자가 아니라, 곁에서 약 봉투를 함께 들여다봐 줄 가족과 의료진과 함께할 때 더 든든해집니다.

8. 나가며

다음 진료 때 주치의나 약사에게 이렇게 물어보십시오. “제가 설사나 구토로 앓을 때, 어떤 약을 쉬고 언제 다시 먹어야 하나요?” 그 답을 작은 카드에 적어 약 봉투 옆에 붙여 두는 것, 그것이 아픈 날 내 콩팥을 지키는 가장 쉬운 준비입니다.

감사의 말

이 글은 최근 발표된 국내외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독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전문 용어를 최소화하여 작성했습니다. 의학적 판단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궁금한 점은 주치의(신장내과전문의, 투석 전문의 등)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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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idney Disease: Improving Global Outcomes (KDIGO). KDIGO 2026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Acute Kidney Injury (AKI) and Acute Kidney Disease (AKD): Public Review Draft (Table 40. Sick Day Medication Guidance for Adults). March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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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Self-Management of Medications During Sick Days for Chronic Conditions: A Scoping Review. Medicina (Kauna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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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대한당뇨병학회. SGLT2억제제 부작용 및 안전한 사용에 관한 안내.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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